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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문화 재단의 Building Blocks of Democracy 프로젝트는 현재 민주주의가 당면하고 있는 구조적, 절차적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추어 지속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됐다. 시드니, 서울, 워싱턴 DC, 베를린, 텔아비브에 위치한 5개 연구 기관이 민주주의와 문화 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태재미래전략연구원은 아시아 지역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민주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의 사례 연구를 이끌고 있으며,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에 바탕을 둔 혁신적이면서도 실천적인 대안을 찾고자 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 토론 (라운드테이블)을 시행해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도출한 후, 시민 패널을 통해 이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구하는 형식을 취했다. 서울 라운드테이블의 주제는 삼권 분립의 위기였으며,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에 대한 소주제를 다루는 3개 패널로 구성했다. 라운드테이블과 시민 패널 모두 채텀하우스 원칙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첫 번째 패널에서는 정당의 무력화 및 입법부의 조정 기능 상실 문제를 다뤘다. 사회적 양극화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 증대로 인해 정당 간 교착 상황이 잦아지면서 정치권의 무능함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포퓰리즘을 앞세우는 정치인에 대한 지지로 바뀌는 문제를 살펴보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에 이은 제4부의 수립이 제시됐다. 제4부는 교착 상태에 빠진 의제를 진전시키고 기후 문제와 같은 미래 세대에게 중요한 사안을 논의하는 역할을 하며, 2년 임기의 시민 대표와 8년 임기의 전문가로 구성한다는 안이 논의됐다. 시민 패널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엇갈렸는데, 포퓰리즘과 극단주의 성향을 제한하고 권력 남용을 막을 수 있다는 기대로 찬성 의견이 나온 반면, 새로운 기구의 수립보다는 기존의 기구에 대한 시민 참여를 높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두 번째 패널에서는 행정부의 독주와 선거 제도의 한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자체적인 견제 기제가 부재한 행정부의 권력 비대 현상과 집권 여당의 영향력을 부풀리는 소선거구제의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첫째,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감독 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둘째, 유권자들의 뜻이 더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선거 제도를 개혁하는 방법이 제시되었다. 감독 기관의 지위를 헌법에 명시하여 법적 지위를 향상하고, 순위 선택 투표, 결선투표제 등 유권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안이 논의되었다. 시민 패널에서는 감독 기관 개혁보다 선거 제도 개혁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찬성 측은 비례대표 확대, 결선투표제 등의 도입을 통해 포퓰리즘과 극단주의 세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보았고, 반대 측은 정당 개혁, 행정부 권력의 축소 등 근본적인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패널에서는 정치의 사법화 및 사법부의 정치화 문제를 다뤘다. 입법부의 합의 도출 기능 마비로 인해 정당들이 법원을 통해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과 행정부가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법조인들을 주요 판사직에 임명해 사법부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 행사하는 사법부의 정치화 문제를 살펴보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는 동시에 사법부가 정치에 간섭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사법위원회의 설치가 제시되었다. 사법위원회는 판사와 시민사회 대표들로 구성하며, 사법위원 후보자 선정은 외부 기관에서 시행함으로써 정·재계의 압력으로부터 분리하는 안이 논의되었다. 시민 패널 참가자 중 찬성 측은 사법위원회 설치를 통해 사법부의 중립성과 정당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 반면, 반대 측은 정당 기능의 마비를 근본적인 문제로 보고 정당 개혁이 선결되어야 하며, 판사는 임명이 아닌 선거로 선출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았다.
2022년 7월, 민주주의와 문화 재단 및 5개 연구 기관의 대표들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6차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도시별 라운드테이블과 시민 패널을 통해 도출된 여러 정책 대안의 적절성과 실현 가능성을 논의하고 9월 아테네 민주주의 포럼에서 발표할 최종 대안을 선정했다. 서울 라운드테이블에서 도출된 정책 방안 중에는 제4부의 수립이 선정되었다. 참석자들은 제4부가 시민의 직접 참여 증대에 기여하고 기존의 정치 기구가 하지 못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2022년 9월, 아테네 민주주의 포럼의 일환으로 Building Blocks of Democracy 패널이 개최됐다. 패널은 5개 연구 기관의 대표들이 각자 준비한 최종 정책 대안의 취지 및 도출 과정에 대해 발표한 후,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민주주의의 지속적인 발전에 관심을 가진 전 세계 학자, 시민단체 대표, 언론인 등이 행사에 참석해 각 정책 대안의 의의, 한계점 및 극복 방안에 관해 토론을 했다. 포럼에서 발표된 최종 대안들은 앞으로 2년여에 걸쳐 개념적, 제도적 구체화 단계를 거친 후 새로운 지역의 새로운 연구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특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제도로서의 가능성을 평가받게 된다.
태재미래전략연구원은 현재 제4부의 수립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나가고 있으며, 특히 2023년에는 제4부의 구체화 및 현실화를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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