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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COVID-19: 글로벌 미래대화 ①] 팬데믹 시대의 지속가능성 -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김민하 (SD)

2020.06.11

여시재와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UN SDSN)는 지난 5월 26일 ‘팬데믹 시대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했다. 본 세미나는 COVID-19 이후 부각된 지속 불가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에의 도전과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첫 번째 글로벌 미래대화 (Global Future Dialogue)로서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 대학 석좌교수(UN SDSN 대표)와 김원수 여시재 국제자문위원장(전 UN 군축 고위대표)의 대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김원수 위원장은 대담 서두에 COVID-19는 자연이 인류에게 보낸 경고라는 점과 그 변화가 가지고 올 ‘뉴노멀’ 시대의 불확실성을 환기하며, 국제사회 그리고 모든 인류가 지속가능성을 위한 근원적 해법을 찾아내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라고 본 세미나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에 삭스 교수는 경제적 충격과 사회적 불평등을 여실히 보여준 COVID-19는 국내외 정치 거버넌스에 대한 중대한 도전 과제라고 강조하며,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의 성공과 미국 및 유럽 많은 국가들의 실패를 대비했다. 이어 그는 “올해 남은 기간 경제의 빠른 회복이 불가능하겠지만 아시아에 아주 커다란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대담은 COVID-19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미-중 갈등 속 협력 의제들을 끌고 갈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로 시작되었다. 김원수 위원장은 “어떤 종류의 위기든 발생하기 전에 미리 대비 능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대응 역량이 취약한 개발도상국, 즉 남반구 지역(Global South)을 돕기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가 어느때보다 중요하고, 이것이 북반구 지역 (Global North)에도 가을에 더 심각하게 도래할 수 있는 제2차 전염을 막음으로써 장기적인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삭스 교수는 “다자적인 시스템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미국의 주도와 우월성을 강조해 온 미국의 이중적인 비전이 유엔을 비롯한 다자기구들을 건강하지 않게 만들었다”며 팬데믹 시기에 미국이 중국에 우호적이라는 이유로 국제기구와 여러 나라들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에 일침을 가했다. 또한 두 대담자 모두 미국 내 거버넌스의 불안정성과 사회ㆍ정치적 분열이 미국 대선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음에 우려를 표했다.

두 대담자는 한국의 그린 뉴딜과 아태지역의 협력, 그리고 나아가 EU의 회복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가능한 미래 청사진으로 꼽았다. 삭스 교수는 김원수 위원장이 앞서 소개한 한국의 ‘디지털’과 ‘그린’을 두 축으로 한 뉴딜 정책을 환영하며, 한국이 선진적인 ICT 기술을 활용하여 COVID-19의 모범이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그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하는 15개국중 COVID-19를 잘 통제하고 있는 14개 국가들이 협력을 강화하여 무역과 안전한 여행, 그리고 COVID-19 방역을 위한 협력방안에 합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한국이 제시한 그린 뉴딜을 핵심으로 해서, 이 국가들이 우선적으로 지역 내 불안요소들을 관리하고, 나아가 보다 넓은 범위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지속가능한 협력으로 전염병을 종결 시킨다면 다른 지역의 국가들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원수 위원장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동남아, 오세아니아와 유럽의 국가를 아우르는 유라시아 협력은 “의지와 능력이 가능한 국가들의 협력 (coalition of the willing and the able)”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치를 기반으로 한 “뜻이 맞는(like-minded)” 국가들이 ‘유라시아 그린 뉴딜 연합’을 추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협력은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등 기존의 매커니즘을 활용할 수도 있으며, 미국과 중국이 원한다면 합류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국제협력이 미-중 간 갈등에 볼모로 잡히지 않고 진전되는 이점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두 대담자는 COVID-19가 환기시킨 지속불가능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스마트 기술과 그린 에너지가 결합된 포괄적인 그린 뉴딜이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김원수 위원장은 패러다임의 근원적 전환을 모색하는 가운데 지속가능하고 자연친화적이며 사람 중심인 새로운 도시 모델을 고민해야 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은 기후변화, 도시와 불평등 문제등에 대한 지속가능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기반을 두어야 함을 상기시켰다. 그는 또한 국제적으로 책임 있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빈부격차와 디지털 격차 등 쌍둥이 격차의 완화에도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삭스 교수는 ICT가 여가를 주고, 이동거리를 줄여줌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열었으며 지속 가능한 신재생 에너지로 뒷받침될 경우,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김원수 위원장이 지적한 포용적 접근 필요성에 동의하며, 모두가 스마트 기술을 통해 e-건강ㆍ교육ㆍ공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현 상황을 “세계를 조각 내고 통제하려는 힘과 세계를 열고 솔루션을 구하는 힘의 싸움”에 빗대며, 세계가 분열보다는 협력으로 나아가는데 한국이 능동적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어 동시통역 ver. [여시재 글로벌 미래 대화 ①] COVID-19 이후의 뉴노멀 ‘팬데믹 시대의 지속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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