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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COVID-19: 글로벌 미래대화 ④] 팬데믹 시대, 국가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한·영 의회 교류

임지영 (SD)

2020.07.30

여시재와 채텀하우스(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는 7월 14일 한국과 영국의 의원들과 함께 “팬데믹 시대, 국가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주제로 웨비나를 진행했다. 이날 웨비나에는 채텀하우스 코리아 펠로우인 존 닐슨 라이트가 좌장을 맡아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앤드류 데이비드 랜슬리 전 하원의원(보건부장관 역임), 샐 브린튼 상원의원 겸 자유민주당 보건사회복지부 대변인이 토론자로 나섰다. 양국 의원들은 COVID-19 대응 현황과 경험을 공유하고 COVID-19 사태와 같이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서 국가의 역할에 대해서 논의했다.

COVID-19에 대응하는 한국과 영국의 차이점

조정훈 의원은 “새로운 질병에 대응하는데 아직 누구도 완전하게 승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COVID-19가 현재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위너와 루저를 고르기는 어렵지만, 영국 의원들은 영국이 한국처럼 대응하지 못해 많은 혼란을 겪었다고 전했다. 랜슬리 의원은 “영국은 과거의 경험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중요시한다”며 “이번에도 COVID-19가 독감과 유사하다고 판단해 독감 매뉴얼에 따른 대응책을 폈지만, 결과적으로 COVID-19와 독감은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인 질병이었고, 영국은 중요한 초기 대응 시점을 놓쳤다”고 설명했다.

조정훈 의원은 한국의 COVID-19 대응을 ROC(resilience: 회복탄력성, openness: 개방성, comprehensiveness: 포괄성)의 세 단어로 설명했다. 즉 기본 매뉴얼에 바탕을 두되 상황에 따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정책을 바꿔나갔으며, 그 과정에서 정부가 시민들에게 확진자 수 등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였고, 약한 고리가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포괄적으로 정책을 시행한 것이 효과적인 대응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양국 의원들은 한국과 영국의 차이점을 근거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균형

한국과 영국의 의원들은 COVID-19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랜슬리 의원은 “중앙정부의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하지만, 위기 성격상 중앙정부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역별 현장에 맞는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영배 의원 역시 “한국도 중앙정부의 역할이 컸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한 창의적인 방역 시스템으로 COVID-19 대응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영배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모범이 됐던 차량이동형 검사(드라이브스루)와 생활치료센터가 지방정부의 노력으로 가능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영배 의원은 “누가 주도하기보다는 중앙, 지방, 시민들 각자가 주체로서 만나서 노력해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더라도 주체들이 역동성을 보장하고 주체 간의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시민참여의 중요성

김영배 의원은 COVID-19 대응에서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80%의 한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쓴다고 한다. 이처럼 김영배 의원은 “팬데믹 상황에서 자랑스러운 시민 의식이 발동됐다”고 전했다. 이어 김영배 의원은 “특정 지역(대구)에서 COVID-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지역의 시스템이 붕괴될 위기까지 갔었는데 전국의 의료진과 자원봉사자의 눈물겨운 투쟁을 전 국민이 함께 보고 응원하면서 서로 감동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순간적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그 공백을 메꾸고 실제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향후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 존재감, 자존감을 유지하는 중요한 계기였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및 프라이버시 이슈

조정훈 의원은 “정부의 역할과 개인정보 보호에 있어 모든 나라에 적용되는 공식은 없다”며 “각 나라와 국가가 역사와 전통에 맞게 맞춰나가는 것이 답이다”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질병관리본부가 개인의 정보를 오용했다는 사례는 발표되지 않고 있지만 “한국은 국가 중심의 사회에서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개인정보 보호를 어떻게 지켜가면서 질병 관리를 할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정훈 의원은 국제적 기준을 모든 국가에 적용시킬 수는 없지만 “WHO가 향후 질병 관리와 방역 과정에서 나타난 개인정보 수집과 관리에 대해서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COVID-19 종식 선언, 통합된 국제적 대응 필요

양국 의원들은 국제 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높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배 의원은 국제적인 공조에 있어 가까운 국가들과 우선적으로 공조를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정훈 의원 역시 국경을 통제하지 않으면서 국제적인 공조를 유지해 나가고 또 필요한 조치를 만들어나가는 게 앞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국 의원들은 모두 앞으로의 백신 공급에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브린튼 의원은 “COVID-19는 전 세계적으로 해결돼야만 종식될 수 있는 문제이기에 백신은 국제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미국이 혼자 독자적으로 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백신 투자를 할 수 없는 국가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랜슬리 의원 역시 “고령층이나 취약층은 백신 없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백신의 접근성과 공급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백신의 제조 역량을 최대화시켜 많은 사람이 제공받도록 해야 하며, 취약계층이 먼저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시재와 채텀하우스는 지난 5월 29일 “COVID-19 이후의 국제질서”를 주제로 웨비나를 연 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웨비나를 개최했다. 앞으로 여시재는 뉴노멀 시대에 대처하기 위한 글로벌 대화를 지속할 예정이다.

한국어 동시통역 ver. [여시재 글로벌 미래 대화 ④] 팬데믹 시대, 국가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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